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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 웹진(2014년2월)

곰열마리 2015. 3. 22. 08:53
캐릭터 열전

 

 

천장의 별을 딴다? 개발 엔지니어들은 신규 원천기술 개발을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하늘의 별이야 무슨 짓을 해도 딸 수 없겠지만, 천장의 별은 비록 그 천장이 조금 높다 해도 노력 여하에 따라 딸 수 있다. 2013 Winners Convention 특허 부문에서 최우수발명상을 받은, 그야말로 천장의 별을 따낸 LED사업부 LED제품개발팀 공성민 책임연구원을 만나보자.

 

한 우물을 팠던 13년
공성민 책임연구원은 2001년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현재는 몇 명이 남아 있지 않은 LED사업부 원년 멤버다. 처음 입사해서 칩소자 개발 업무에 2년을 보낸 후 ‘2002 한일 월드컵’ LED 붐이 일면서 패키지 개발을 시작해 3년전부터는 LED모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ED사업부가 광주광역시에서 경기도 파주로 옮겨지면서 고향이자 오랜 생활의 터전이었던 광주를 떠나 가족과 함께 나름의 객지생활을 하면서도 한 우물을 파고 있는 공성민 책임연구원, 그에게는 자신의 분야에 묵묵히 매진하는 장인의 정신이 느껴졌다. 그런 결과였을까? 2013 Winners Convention 특허 부문에서 최우수발명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올렸다.

 

"사실 최우수발명상은 좀 뜻밖이었어요. 이번에 상을 받은 특허는 사실 2006년에 발명된 거였어요. 그 후 해외출원이 되고 공정에 대한 부분이 보완되었고, 이번에 특허관련 부서와 변리사의 도움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으며, 영광스럽게도 제가 상을 받게 되었네요. 원천 아이디어는 제가 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상은 받지 못했을 겁니다. 특허파트의 김경래 팀장, 왕태형 차장 그리고 김성호 변리사에게 이 지면을 빌어서 감사를 전합니다."

 

아침에 출근, 미팅, 개발현황체크, 고객이슈 발생에 출근, 부품에 필요한 원재료 업체 방문, 도면 검토, 승인원 검토, 시방검토, 실물검토 등등 직장생활이란 것이 다 그렇듯 매일매일 돌아가는 업무만으로도 하루가 채워지기 마련이다. 매일 계속되는 일과 중에도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연구개발 업무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회사는 모든 분야가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개발, 생산, 마케팅이 조화를 이루어야 각 분야가 의미가 있는 거겠죠. 연구개발 담당이라고 해서 생산공정과 시장상황을 무시하고 학자처럼 연구실에 틀어박힐 수는 없는 겁니다. 특히 우리 LED사업부가 발전해 나가기 위한 근본적인 열쇠는 개발 단계에서 생산에 용이하면서 시장의 트렌드에 맞는 참신한 개발을 해내는 겁니다. 참신하지만 대중의 트렌드에 맞는, 그러면서도 생산공정에 효율성이 있는… 어쩌면 상반된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일이죠. 쉽지는 않지만, 쉽지 않기 때문에 더 보람 있고 재미있는 일이 아닐까요?"

 

Life & Work Balance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만 하는 것이 아닌, 그야말로 천장의 별을 따야 하는 개발엔지니어에게 특히 중요한 가치는 ‘Life & Work Balance’가 아닐까? 성과를 위해서 지나치게 Work에만 초점을 맞춰 생활하면 그 곶감은 얼마 가지 않아 바닥이 드러난다. 일과 성과를 위해서도 특히 개발엔지니어에게 Life & Work Balance는 중요한데...
"당연히 쉽지 않죠. 특히 8살, 6살 어린 두 아들을 키우는 아빠로서 가정에 대한 관심도 결코 소홀할 수가 없어요. 주말이면 당연히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쉬고만 싶지만, 개발엔지니어가 9 to 6의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잖아요? 그래서 주중에는 업무에 무조건 집중하고 주말은 아이들과 지내려고 노력합니다. 광주를 떠나 아무 연고도 없는 일산에 와서 혼자 8살, 6살 개구쟁이 두 아들을 건사하는 아내에게도 주말만은 자유를 주어야 하구요."
그렇다면 공성민 책임의 주말 모습은 어떨까? "일단 아내를 외출시킵니다. 파주 아울렛이든 대형마트던 여자들은 쇼핑할 것이 많은가 봐요. 그 다음 아내를 대신해서 아이들과 함께 이것저것 요리를 해먹습니다. 저는 요리를 좋아하거든요. 요리는 사실 개발과정과 본질적으로 똑같아요. 그리고 아이들과 뛰어 놀기도 하고 등산을 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는 거죠.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주중에 열심히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취미도 없고 오로지 회사-집을 반복할 것 같은 공성민 책임연구원은 실은 광주사업장 소프트볼 동호회의 알아주는 슬러거(slugger 거포를 날리는 강타자)였다. 광주사업장 담장을 훌쩍 넘기는 홈런포를 꽤 많이 쏘아댔지만, 꽤나 추운 북쪽 파주의 겨울에 야구를 할 수 없어 지금은 잠시 살을 찌우는 중!

 

 

개인 & 조직의 시너지,
선배 & 후배의 시너지
공성민 책임연구원은 오늘의 성과가 결코 자신의 몫만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개인의 능력과 조직의 시스템이 시너지를 불러왔을 때의 성과는 개발 엔지니어들의 큰 보람이다.

"전 제가 하는 R&D 비즈니스가 사실 아주 재미있습니다. 올해 마흔 넷인데요, 전 아직도 처음 개발분야에 뛰어들었을 때의 가슴 설렜던 풋풋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요. 다만 조금 걱정스러운 것은 후배들이 많이 좌절하고 중도 포기한다는 거죠. 그래서 요즘의 제 고민은 후배사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입니다. 개발의 매력은 아이디어와 먹거리가 무궁무진하다는 거에요. 물론 여건이 따라오지 못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는 있지만, 여건이 완벽한 일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죠. 이번 최우수발명상처럼 2006년의 아이디어가 6-7년 후에 성과를 맺는 일들을 후배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개발 업무가 정해진 시간에 뭔가를 빨리빨리 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논리로 인해 실제 해야 하는 연구개발보다는 생산 부문에 대한 지원업무를 급하게 하기 마련이라 어려움은 많다.

"그러나 시키니까 마지못해 하는 것보다는 가능한 한 많은 실물/실험 데이터를 통해 작은 아이디어를 발전하고 개선하다 보면 빛을 볼 거라고 믿습니다. 흔히 특허는 현업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제가 대리 시절 내놓은 특허들이 지금에 와서 빛을 발하는 일이 많아요."

LED사업부 원년 멤버로서 후진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는 공성민 책임연구원. R&D란 연구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업의 개선 아이디어 속에 얼마든지 있는 것임을 강조한다. 경기도 파주가 상당히 북쪽이라 겨울이면 그 추위가 꽤 매섭다. 매서운 추위마저 녹이게 하는 공성민 책임연구원의 열정과 자존심 속에 우리 회사의 미래가 소중하게 담겨 있는 것이 아닐까?